김여사 이어 이부장도 ‘집 사재기’.. 임대사업 3만명 급증

대기업 부장인 허모(47)씨는 지난달 구로구 구로동에서 59㎡짜리 아파트를 투자용으로 3억5000만원에 샀다. 본인 자금은 없었지만 대출 8000만원을 받고, 전세 2억7000만원을 끼고 집을 구입했다. 허씨는 “사무실에서 맞벌이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1억~2억원씩 대출을 받아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부동산 개인 사업을 하는 최모(57)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사이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 등지에서 아파트 4채를 사들여 기존의 2채를 포함해 모두 6채를 갖고 있다. 그는 은행 PB센터에서 자문을 받아 전세금 비율이 높은 집 위주로 4채를 샀는데 실투자금은 6억원 정도였다. 최씨는 “집 2채에선 월세가 100만원 정도 나오고, 투자한 집 가격도 2000만~5000만원씩 올라 대박은 아니어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개인 임대사업용 주택, 1년 새 10만 가구 급증 초저금리와 주택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자산가들은 물론 평범한 직장인들까지 실거주용이 아닌 ‘임대 사업용’ 주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인들이 임대사업용으로 등록한 주택 수가 2014년 35만7653가구에서 작년 하노이 아파트 46만29가구로 10만2374가구(28%)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2014년 증가폭(3만1480가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임대사업을 하겠다고 등록한 개인 사업자 수도 같은 기간 9만1598가구에서 지난해 12만3927가구로 3만명 넘게 늘었다. 기업형 임대사업자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민간 임대사업자 수는 13만8230명(193만7000채)에 달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주택을 장기 임대(5년 이상)할 경우 재산세와 양도세를 면제·감면해 준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수입이 투명하게 노출돼 과거에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등록 자체를 꺼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리은행 안성용 부동산팀 차장은 “소득이 공장 매물 드러나더라도 집값만 오르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면서 집을 여러채 사들이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들도 임대사업자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 대출로 2억원을 빌리면 월 이자는 40만원 안팎(금리 2.3~2.5%)으로 직장인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면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임대사업자로 ‘투기적 장세’에 동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갭 투자’ 유행, 대출 비중 높으면 위험성 높아 지난해 임대사업용 주택이 급증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수도권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 ‘투기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전세금과 매매가격의 차액만으로 투자를 하는 사무실 별장 이른바 ‘갭(GAP) 투자’를 하는 것이다. 특히,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금의 비율)이 높고,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서구, 성북구, 구로구 등에 있는 ‘역세권’ 주택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강서구 방화동의 S아파트(총 224가구)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24가구가 거래돼 10가구 중 1가구꼴로 주인이 바뀌어 인근 중개업소 사이에서 투기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월세’ 주택이 늘어난 요인도 있다. 최근 거래되는 임대주택은 45%가량이 월세(반전세 포함) 주택인데, 서울의 경우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 금리)은 5.3% 수준에 달한다. 1%대에 머물고 있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투자자금이 풍부한 고액자산가 입장에선 반전세 주택은 오피스 임대 꼬박꼬박 월세도 나오고,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주택을 ‘수익형 부동산’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임대사업을 할 경우 투자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송인호 KDI박사는 “최근 유행하는 ‘갭 투자’는 대출 의존도가 너무 높아 금리가 오름세로 바뀌거나, 집값이 조금만 하락세로 돌아서면 감당하기 힘들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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