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망] 3대 변수에 부동산시장 폭락론 ‘솔솔’

2016년은 ‘부동산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증시와 기업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 부동산시장만 고공행진해서다.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129조원(6.2%) 늘었고 분양가는 8.04% 뛰었다. 그러나 부동산시대가 저무는 걸까. 베트남 부동산 금리인상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내년 실시될 대통령선거 등이 부동산시장의 악재로 지목되며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한편에서는 ‘2017 부동산 대폭락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부동산 폭락론 왜?… 국민도 ‘하락전망’
내년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기가 안 좋은 데다 부동산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금리인상’과 ‘공급과잉’ 등 위험요인이 도사려서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진다.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부동산규제를 강화하는 경남아파트 Keang Nam 공약을 앞다퉈 낼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정부 4년 동안 여러 차례 부동산부양책이 나왔지만 최근 정부는 부동산거품을 우려해 11·3 부동산대책을 발표, 시장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외무역 봉쇄방침을 밝히면서 국내경기도 타격이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가격과 반비례 관계인 금리가 오르는 데다 11·3대책을 계기로 정부의 수요억제가 본격화됐다”며 “가뜩이나 아파트 입주물량이 하노이 아파트 쏟아지고 단기간 가격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마저 뒤숭숭하다 보니 주택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시장이 내년 상반기 강보합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11·3대책의 규제를 받는 지역이 위축되고 공장 매물 외생변수로는 북핵문제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 경제위기 등이 우리 경제를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위축도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국민들도 부동산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리서치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41.6%에 달했다. 또 ‘현재 부동산가격이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92.3%로 3년 동안 10.3%포인트 증가했다.
/사진=외환은행

◆쟁점① 미국 금리인상, 한국 시차는?
지난 11월24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들이 “빠른 시간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동의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미국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도 시차를 두고 금리를 올릴 사무실 별장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채권금리 인상으로 국내의 외국인투자자가 빠져나갈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과거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곧바로 우리가 뒤따라야 했지만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해 시차를 둘 수 있다”며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국내경기 상황에 맞춰 최대한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인상 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가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차주의 이자부담이 13조원 오피스 임대 늘어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주택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연체나 채무불이행으로 담보가 경매처분되면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8·25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대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연 2%대 대출비중이 75.9%에서 69.2%로 줄어들었다. 연 3% 이상 대출비중이 30.8%를 차지한다.

◆쟁점② 정치권과 부동산의 상관관계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은 그 내용보다 시장에 시그널을 준다는 점에서 부동산경기를 압박한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이후 재건축 가능연한 축소, 취득세 감면, 양도세 완화, 주택담보대출 한도상향 등 셀 수 없이 많은 부동산부양책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1월3일 정부는 아파트 청약자격을 강화하고 투기과열지역의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등 부동산규제책을 내놨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다.

11·3대책 발표 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3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0.08% 올라 상승률이 꺾였고 재건축아파트값은 0.13% 떨어져 하락전환했다. 나아가 11·3대책 후에도 정치권 일부에서 투기과열지구 재지정이나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등 더 강력한 부동산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내년 대선에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부동산시장은 더 큰 정책변수를 맞게 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대선은 부동산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어젠다가 주택경기 부양보다 저성장 탈출, 가계부채 해결, 양극화 해소에 쏠리면서 시장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관련 도서가 진열된 서점.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쟁점③ 트럼프발 수출불황, 국내경기 영향은?
트럼프 당선인은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걸었다. 이는 한국 수출경기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시장의 문이 닫히면 한국의 대미수출은 물론 중국이나 베트남을 통한 우회수출도 타격을 받는다. 한국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제성장률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수출이 감소하면 내수가 경기를 지탱해야 하는데 현재 내수산업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경기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영역 중 하나인 데다 고용시장 불안, 가계소득 감소 등이 주택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주식시장과 투자시장이 위축될수록 부동산은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환금성이 좋지 않은 만큼 바로 파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금융시장이 불안할수록 오히려 주식 등을 팔고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쟁점④ 미분양·미입주사태, 주택시장 뇌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2014년 4만379호에서 지난해 6만1512호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는 9월 기준 6만700호를 기록했다. 정부는 미분양아파트를 줄이기 위해 공급량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는 공공분양을 축소시킨다고 발표했다.

분양받은 후 입주하지 못하는 미입주사태도 주택시장의 뇌관이다. 미입주사태는 미분양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기존 분양자가 반발해 입주를 거부하거나 은행이 대출한도를 줄이는 경우 발생한다. 이를테면 계약금이 3억원인데 은행이 담보가치를 2억원으로 감정하면 분양자가 부족한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에서는 조합원이 추가분담금을 내지 못해 대량의 ‘급매물’이 발생했다.

입주 시점에 이르러 분양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한꺼번에 많은 매물이 나와 집값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또 대출을 받았더라도 집값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져 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원금상환을 요구할 경우 대출이 부실화된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미분양은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건설사의 손해가 더 큰 반면 미입주사태는 시장에 즉시 충격을 주는 요인”이라며 “미입주사태가 벌어지면 매물이 쏟아지고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내년 주택공급량이 최근 19년 내에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114는 올해 입주물량을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해 32만1886가구, 내년엔 41만5586가구로 예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는 공급과잉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전대응과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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