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여동생 A씨(58)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인근과 신사동 가로수길, 부산 달맞이길 등 전국 인기 상권 지역에 건물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000억원대 강남 빌딩 등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재력가다. 대부분의 부동산은 남편 서모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베트남 부동산 명의로 되어 있지만, 취재 결과 경리단길 인근 건물은 A씨가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최순실씨 여동생이 소유한 회나무길 건물(왼쪽)과 인근 단독주택 건물. /최문혁 기자
최순실씨 여동생이 소유한 회나무길 건물(왼쪽)과 인근 단독주택 건물. /최문혁 기자
◆ 경리단길 건물 시세차익 2년새 35억원 육박
이태원 경리단길 윗길인 ‘회나무길’은 신흥 상권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지난 1일 찾아간 회나무길에서는 독특한 모양의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회나무길 인근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낮에는 조용하지만 밤에는 사람이 몰려 번잡한 편”이라고 말했다.
회나무길 중턱에는 올해 준공된 지하 1층~지상 5층, 대지면적 398.11㎡ 규모의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의 소유주는 최순실씨의 여동생이다.
이 건물에는 여동생 A씨가 대표로 있는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베이크하우스 제과점과 카페, 2층에는 레스토랑 하노이 아파트 소셜 테이블, 3층에는 에스플러스 갤러리가 있다. 4층과 5층에는 각각 소셜 스페이스, 소셜 테라스라는 이름으로 행사 공간을 대여하고 있다.
신사동 도산대로에 있는 에스플러스 건물. 최순실씨 여동생이 대표로 있는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 소유다. /최문혁 기자
신사동 도산대로에 있는 에스플러스 건물. 최순실씨 여동생이 대표로 있는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 소유다. /최문혁 기자
A씨 건물 주변 땅값은 현재 3.3㎡당 5000만~6000만원으로 건물 가격은 60억~70억원 선이다. A씨가 땅을 매입했을 2014년 당시 이 지역의 땅값은 3.3㎡당 2200만원 수준이었다. 불과 2년 사이에 35억원 안팎의 차익이 생긴 셈이다.
A씨는 건물 부지를 산 지난 2014년 회나무길 인근에 대지면적 179.43㎡ 크기 단독 주택도 사들였다. 매입 당시 인근 땅값(3.3㎡당 3000만원선)을 고려하면 A씨의 매입 공장 매물 가격은 1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주변 시세가 3.3㎡당 5000만원 정도니, 이 집은 A씨가 매입했을 당시보다 10억원가량 오른 상태다.
단독주택 역시 A씨가 소유주로 돼 있지만 취재결과 A씨가 실제로 살고 있지는 않다. 이곳은 A씨 회사가 운영하는 베이크하우스 직원들의 연구실로 쓰이고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주거지로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하철역까지는 거리가 있지만, 남산이 가깝고 공기도 좋고 조용한 편이라 입소문을 타고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 가로수길 건물 주변 땅값 3.3㎡당 7000만~8000만원
가로수길에서 압구정역 방향으로 두 골목 떨어진 도산대로 17길에는 A씨가 대표로 있는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 명의로 된 에스플러스 빌딩이 있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대지면적 230.1㎡ 규모로, 1층과 2층에는 에스플러스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꼴라메르카토가 있으며, 3층에는 에스플러스 갤러리가 있다.
달맞이길에 있는 에스플러스 건물(왼쪽)과 광주 수완동에 있는 A씨 남편 소유의 건물. /다음 로드뷰 캡쳐
달맞이길에 있는 에스플러스 건물(왼쪽)과 광주 수완동에 있는 A씨 남편 소유의 건물. /다음 로드뷰 캡쳐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은 2010년 3월부터 이 건물을 매입했다. 사무실 별장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에스플러스가 이 건물을 매입한 뒤로 매물이나 임대로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땅값은 3.3㎡당 7000만~8000만원 정도로, 가격은 50억~60억원 정도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5~6년전 땅값이 3.3㎡당 4000만~5000만원 정도. 건물 매입 후 시세가 20억원 정도 오른 셈이다.
◆ 지방 알짜 상권에도 건물 소유
드라이브 명소로 잘 알려진 부산의 달맞이길에도 최순실씨 언니 일가 소유의 에스플러스 건물이 있다. 해운대구 117번가길 120-38에 있는 건물은 A씨 남편 서모씨가 대표로 있는 퍼시픽에스앤씨가 보유하고 있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에스플러스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꼴라메르카토와 제과점 베이크하우스, 에스플러스갤러리를 비롯해 서양네트웍스의 리틀그라운드, 블루독, 알로봇, 밍크무이와 아웃렛 등 아동복 매장이 입점해 있다.
대지면적은 644.6㎡로, 인근 땅값이 3.3㎡당 2000만~30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건물 가격은 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편 A씨의 남편 서씨는 광주광역시의 건물도 보유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수완동 672-8에 위치한 이 건물에도 A씨 회사의 브랜드가 여럿 입점해 있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꼴라메르카토와 베이크하우스 등 오피스 임대 에스플러스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외식업체와 서양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아동복 매장이 있다. 대지면적은 3700㎡로 인근 땅값이 3.3㎡당 1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건물 가격은 120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