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펀드가 고수익을 보장하는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 받았던 공모형이 꿈틀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공ㆍ사모형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총 41조4867억원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말 19조9051억원이었던 규모는 2013년 말 24조2937억원, 2014년 29억6098억원, 2015년 34억9386억원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연간 5조~6조원씩 베트남 부동산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부동산펀드의 십중팔구는 자금 모집이 쉽고 빠른 사모형이 지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모펀드 순자산이 39조2000억원이었던 반면 공모펀드는 9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7월 공모형 실물 부동산펀드로는 4년여만에 출시된 하나자산운용의 펀드가 투자자 모집 1시간만에 완판되면서 운용사들이 서둘러 공모형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오피스에 투자하는 설정액 2000억원 규모의 공모형 펀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고, 이지스자산운용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에 하노이 아파트 투자하는 펀드를 오는 10월께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공모형 펀드의 수익률도 좋다.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가 집계한 지난달 30일 공모형 부동산펀드 1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0.67%에 달했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9.17%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71%)의 약 17배다.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사모형이 주도해온 부동산펀드 시장에 공모형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기게 됐다.
다만 부동산시장 과열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펀드 시장이 사모형에서 공모형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에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실물 부동산 투자환경이 과거보다 악화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물부동산 시장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특히 부동산펀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서울 오피스 시장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피스를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밝지 못한 환경에서 매도인은 설립 절차가 까다로운 공모형 펀드를 활용해서라도 물건을 비싸게 팔고 싶어하고,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 대안이 마땅치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그나마 수익률이 나은 공모형펀드에 투자하려는 니즈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한 만큼 공모형 펀드를 활용한 부동산 투자가 지금 당장 주식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더라도 내제하고 있는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거론되는 부동산펀드의 대표적인 투자 리스크로는 ▲환매가 쉽지 않아 유동성에 제약이 있다는 점 ▲펀드의 수익 배분은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매각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 ▲운용기간 내에 공실이 증가해 운용수익이 하락할 위험에 노출되어 공장 매물 있다는 점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매우 심하다는 점 등이 있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개포 3단지 재건축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청약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억대’ 웃돈이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거듭된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 의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불법전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일 금융결제원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날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일반청약 당첨자 63명이 발표됐다. 발표직후 개포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분양권 매도와 매수에 관련한 문의가 쏟아졌다. 실제 거래 체결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매도자와 매수자들 사이에 대략적인 웃돈 가격대를 흥정하는 눈치작전이 치열했다.
© News1 구윤성 기자
© News1 구윤성 기자
개포4단지 인근 B공인중개소 대표는 “개포3단지 청약 결과가 발표된 첫날인데 매도와 매수를 묻는 문의가 수십건에 달한다”면서 “매물이 나오면 매입하겠다는 대기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매도자들은 초기 웃돈으로 최소 1억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 개포3단지의 경우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분양가가 낮아졌고, 가계부채대책으로 주택공급이 줄어들면 인기가 더욱 오르기 사무실 별장 때문에 비싸지 않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인근 위례신도시의 분양권 초기 웃돈이 1억원을 넘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D공인중개소 대표는 “현재 전용면적 84㎡ 주택형 중 선호도가 높은 동, 고층을 가진 분들이 1억원 이상은 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가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도자들이 최소 1억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공사현장© News1
‘디에이치 아너힐즈’ 공사현장© News1
매도와 매수 문의가 몰리면서 분양권 불법전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로 그 전에 거래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이미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포함해 청약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불법전매 현장점검을 예고했으나 시장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현장점검으로는 적발해내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분위기를 살펴 은밀하게 거래하면 전매제한 기간 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H공인중개소 대표는 “분양권 거래 신고가 6개월 후에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표시가 나지 않는다”면서 “주의할 것은 6개월 후 자금추적이 들어가면 적발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일단 분위기를 봐서 조심히 움직이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면서 청약·전매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당초 조합이 제시했던 분양가격보다 1억원 이상 낮은 수준에서 공급되면서, 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 앞서 개포3단지 조합은 디에이치 아너힐즈 일반분양 물량을 3.3㎡당 4457만원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로 ‘고분양가 오피스 임대 논란’이 일자 정부가 개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사업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분양보증을 반려했고, 두차례 조정을 거쳐 분양가는 3.3㎡당 4137만원까지 낮아졌다. 평균 분양가 기준 3.3㎡당 320만원, 84㎡ 기준 약 1억1000만원이 한달여 사이 낮아진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당첨만되면 로또’라는 얘기가 심심치않게 들려왔으며 실제 청약 결과 63가구 모집에 6339명이 몰리며 평균 100.61대 1의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