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을 적정선으로 유도해 가계 부채 총량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8.25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 했지만 분양 시장은 한층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베트남 부동산 수요자들이 공급 감소를 곧 희소가치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북구 ‘래미안 장위(가칭)’ 모델하우스는 월요일인 데도 불구하고 방문객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이 단지는 26일 모델하우스 오픈 이후 3일 동안 무려 2만5000명이 몰렸다. 같은 날에 오픈한 ‘세종 지웰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도 3일 동안 2만3000명, 전북 ‘에코시티 KCC스위첸’ 모델하우스에는 무려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미 분양을 스타트한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지고, 계약들도 단기간 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25대책 발표 다음 날 청약에 들어간 개포주공3단지 하노이 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0대 1, 최고 1381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지난 24~25일에 청약에 들어간 뉴스테이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는 평균 26.3대 1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는 수도권 뉴스테이 단지로는 최고 경쟁률이다.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에서 1차에 이어 분양한 ‘동탄2신도시 2차 동원로얄듀크’는 계약 시작 4일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미분양 아파트의 분위기도 좋아졌다. GS건설이 지난 5월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한 스카이시티자이는 대책 발표 이후 주말 모델하우스 내방객과 신규 계약이 평소의 두 배 가량으로 늘었다. 중대형 아파트에 미분양이 남아 있던 시흥 은계 ‘우미 린’ 아파트는 대책 발표 전 계약 건수가 매주 3∼5건 정도였으나 대책 발표 후에는 금요일까지 7건이나 거래됐다.
정부가 올해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작년 대비 58%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신규 분양 등 새 아파트가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8.25 공장 매물 책 이후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달 전국 각지에서 분양을 앞둔 단지에 대한 지역 수요자들의 관심도 한층 뜨거워진 상태다.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은 이달 세종시 반곡동 4-1생활권 M-1, L-2블록에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9개 동, 전용 52~110㎡, 총 1734가구로 구성된다. 세종시는 간선급행버스노선(BRT) 도로 개통, 교육시설 등이 신설되면서 인구 유입이 많아졌다. 세종 공공기관의 이전, 세종테크노밸리도 조성 중으로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현대건설도 이번달 울산 남구 야음동 725번지 일원에 야음 주공2단지를 재건축하여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수암’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전용 59~114㎡ 총 879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72~114㎡ 345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단지 바로 가까이에 수암초·울산중앙중이 있고 반경 1km 내에 초·중·고교 12개교가 위치해 교육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 수암시장 등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369만㎡여 규모의 울산대공원도 가까이 있어 도심권에서 보기 드문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는 한신공영㈜이 A-59블록에서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전용면적 59㎡ 단일 총 562가구로 이뤄졌다. 1층에는 테라스가, 최상층에는 다락과 테라스가 적용되는 등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할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대형 근린공원이 단지 남쪽으로 맞닿아 있으며, 북쪽으로는 석화산이 위치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청라국제도시와 연결되는 ‘제3연륙교’ 개통 예정지와 가까워 향후 교통환경 발전 가능성이 크다.
경북 구미에서는 롯데건설이 이달 도량1ㆍ2주공단지를 재건축해 ‘도량 롯데캐슬 골드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 59~109㎡, 총 126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중 일반분양은 363가구다.
단지 주변에는 도산초, 구미중ㆍ고, 구미여고교 등이 교육시설로 자리하고 사무실 별장 있다. 또한 도량산림공원이 조성되고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시설로는 구미시청,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동아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구미IC, 경부선(구미역), 구미종합터미널도 단지와 가깝게 위치해 있다.
한화건설은 경기 김포시 풍무5지구 3~5블록 일원에 ‘김포 풍무 꿈에그린 2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3층, 16개 동, 전용 59~74㎡, 총 107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2018년 개통되는 김포도시철도 풍무역(예정)이 차량으로 5분내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차량으로 10분대 위치했고 홈플러스, 이마트 트레이더스(예정), CGV 등 쇼핑ㆍ문화시설도 차량 5분 내에 거리에 있다. 풍무동주민센터, 풍무국민체육센터 등이 도보권에 위치해 생활이 편리하다.
대우건설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08번지 일원에서 초지1구역, 초지상, 원곡3구역 등 3개의 주택재건축 구역을 통합 재건축한 아파트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를 공급한다. 지하 2층~최고 37층, 27개 동, 전용 48~84㎡, 총 4030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일반분양은 1405가구다.
단지는 소사-원시선 화랑역(2018년 2월 예정)과 지하철 4호선 초지역, KTX 초지역(2021년 예정)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단지 남측으로 안산 시민공원이 위치했고 화랑유원지, 자연공원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에서는 재건축 단지 분양이 이어진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SK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217번지 고덕주공2단지 아파트를 재건축해 ‘고덕그라시움’을 9월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53개 동, 전용 59~175㎡, 총 4932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일반분양은 2010가구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및 고덕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다. 또한 올림픽대로, 외곽순환도로, 강변북로 등을 이용하면 서울 도심 접근성이 용이하다. 교육여건으로는 강덕초, 고덕초ㆍ중, 배재고, 강동고, 한영외고 등이 위치해 있다.
삼성물산이 9월 서초구 잠원동 52 일대에 공급하는 ‘신반포 18·24차(가칭)’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2층 6개 동에 전용면적 49∼132m² 총 475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일반 분양분은 전용 59∼84m² 146가구로 중소형으로만 공급된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신사역이 도보권에 위치하고, 올림픽대로, 강남대로, 한남대교를 통해 강남북으로 진출입이 용이하며 반포 나들목을 통해 타 지역으로의 이동도 수월하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최초임대료 제한 등 규제 있어야”]
“충정로역 인근은 재개발구역으로 묶인 곳이 많아 그 동안 토지·건물 거래가 오피스 임대 대활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서울시가 청년주택 사업 한다고 발표한 뒤로는 3.3㎡당 1800만~2000만원 하던 땅값이 2500만원까지 치솟아 거래되고 있어요.”(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 S공인중개소)
서울시가 오는 11월 말 충정로 역세권과 삼각지 역세권에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시범사업을 착공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투기 우려와 함께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도지역 종상향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이지만 월 100만원 안팎의 고가월세로 공급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작 청년들에게는 이익이 없고 토지주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서울시가 청년주택 시범사업지로 정한 서대문구 충정로역 일대에서는 정책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사업 조건에 맞는 대상지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청년주택을 짓는다 하더라도 저렴한 월세의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충정로역 인근의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토지 용도를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높여 준다는 혜택 때문에 토지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토지주 대부분 면적이 작은 자투리땅을 가진 사람들이라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5~6월까지 단독·다가구 주택거래 문의는 활발했다”며 “땅값이 최근 3.3㎡당 500만원은 올랐다”고 전했다.
청년주택 사업이 역세권 토지주들에게는 분명한 호재라는 설명이다.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용도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높아지면 토지 가치도 2배 이상 뛴다”며 “저금리 대출도 지원한다고 하니 사업 조건만 맞으면 안 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정책 대상인 청년층에게는 혜택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충정로역 일대 원룸·오피스텔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100만원 수준이다. 청년주택 물량 중 10~25%를 차지하는 공공임대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된다고 해도 청년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준공공임대주택은 연 임대료 인상률 5%라는 제한만 있을 뿐 최초임대료 결정에는 제한이 없다. 청년주택 조례에는 서울시장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최초임대료를 사업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권고에 그칠 뿐 강제성은 없다. 준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주변 시세에 따라 100만원 안팎으로 정하더라도 강제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시범사업지 중 한 곳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도 “이 일대 시세는 대로변 상가 건물이 3.3㎡당 1억원이나 하는데 청년주택을 짓는다고 해도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되겠나”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청년주택은 서울시의 기대와 다르게 토지주와 투기자본, 건설업체를 위한 잔치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에 제공하는 혜택 만큼 최초임대료 상한 등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